[월간조선] 대치동 25년 차 입시 컨설턴트의 조언… “수능 서·논술형에 흔들리지 마라” [인터뷰] 오대교 모든에듀케이션 대표
오대교 모든에듀케이션 대표. 사진=오대교 제공⊙ “고교 3년간은 누구나 열심히 해… 중2~3 때 시행착오 끝내야”⊙ “대치동 유리천장 깨져… 내신은 학교 앞 학원이 더 유리”⊙ “워킹맘이냐 전업주부냐”… 입시 성패 가르는 부모의 진짜 자격⊙ “공부의 본질? 10대 때 치열하게 부딪혀본 경험이 미래 만든다”입시판이 또 들썩인다. 수능 서·논술형 문항 도입에 AI 채점까지 검토한다는 소식 탓이다. 이미 시작된 고교학점제와 내신 5등급제까지 맞물리면서 ‘깜깜이 입시’가 현실이 됐다. 학부모들의 셈법도 복잡해졌다.이런 가운데 눈에 띄는 책 한 권이 나왔다. 지난 8월 출간하자마자 베스트셀러에 오른 《입시는 중학교에서 끝난다》다. 저자는 오대교(吳大敎·44) 모든에듀케이션 대표다. 스무 살 때 과외로 입시 시장에 발을 들인 뒤 대치동에서만 25년을 보냈다. 그동안 상담한 학생만 3만여 명이다. 지금도 주말이면 하루 11시간씩 학생, 학부모와 성적표를 놓고 입시 전략을 짠다. 이름 뜻부터 ‘큰 대’에 ‘가르칠 교’다. 할아버지가 지어 준 본명이다. 9월 8일 오 대표를 만나 달라진 대입 공식과 대치동의 변화와 인공지능(AI) 시대 공부의 의미를 물었다.—입시는 고등학교 때 끝나는 것 아닙니까. 중학교라니 무슨 뜻입니까?“똑같이 3년 준비한 아이와 5년 준비한 아이가 있다면 누가 나을까요? 고등학교 1~3학년 동안은 누구나 열심히 합니다. 차이는 그 전에 뭘 했느냐예요. 중학교 때 시행착오를 겪어 본 아이가 유리합니다. 중학교에서 이것저것 시도하다 실패하는 건 괜찮지만, 고등학교에서의 시행착오 하나는 곧바로 대입과 연결되거든요. 이때 준비를 안 하면 결국 재수하면서 그 2년을 다시 보내게 됩니다. 재수 안 할 거면 중학교 때 하자는 거죠.”—요즘 상담하러 오는 학부모들의 공통된 고민은 뭡니까?“입시죠. 초·중등 학부모님들은 대부분 고등학교부터 생각하고 옵니다. 그러면 물어봐요. ‘고등학교 잘 보내는 게 중요하세요, 대학교 잘 보내는 게 중요하세요?’ 당연히 대학이죠. 그런데 왜 고등학교 어디 보낼지만 먼저 생각하느냐는 겁니다. 가고 싶은 대학에 먼저 시선을 두면 거기에 맞춰 어떤 고등학교를 선택하고 뭘 준비해야 하는지가 나와요. 계속 아무 준비도 안 하다가 중3 때 원서 쓸 때 돼서 고등학교를 고르려고 하면, 이미 아이 성취도가 그 학교와 안 맞을 수도 있습니다.”—초등학생이나 중1에게 목표 대학부터 묻는 게 의미가 있습니까? 그때는 다 서울대 간다고 할 때 아닙니까.“주말에는 상담을 받기 위해 지방에서도 몇 달 전부터 예약하고 기차 타고 오시는 부모님들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 마음속에는 이미 목표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먼저 물어보죠. ‘서울대 보내시려고요, 의대 보내시려고요?’ 어릴 때는 높은 목표를 잡아도 돼요. 그 대학을 무조건 가라는 게 아니라, 일단 목표가 있어야 노력하니까요. 그러다가 진로가 생기고 자기 수준을 알게 되면 그때 조정하면 됩니다.”“서·논술형 도입? 글쎄”—요즘은 대입 제도 개편과 관련한 문의가 많겠습니다.“엄청요. 가장 굵직한 게 내신 5등급제입니다. 산수 한번 해 보면, 기존 9등급제에서는 상위 4%까지가 1등급이었는데 5등급제에서는 10%로 늘어납니다. 서울 소재 대학 하나가 대략 3000명 안팎을 뽑는다고 하면 주요 대학 10개만 해도 3만 명이에요. 5등급제에서는 상위권 대학 지원자 상당수가 1등급일 수 있다는 겁니다.”—내신만으로는 변별력이 없겠군요.“기본 자격 요건인 거죠. 그다음은 학생부입니다. 대학 입장에서는 ‘이거 진짜 얘가 한 거야? AI로 한 거 아니야? 어디서 관리 받은 것 아니야?’ 하는 의문이 생길 수 있잖아요. 그러면 마지막에 강화될 수밖에 없는 게 면접입니다. 직접 물어보면 진짜 자기가 한 건지 알 수 있으니까요.결국 내신으로 기본 요건을 챙기고, 학생부에서 경쟁력을 만들고, 진위는 면접에서 가리는 구조가 될 거라고 봅니다. 이 학생부 준비를 고등학교 3년 한 아이와 중학교부터 5년 한 아이 중 누가 유리하겠습니까.”—지금 초6부터 수능에 서·논술형 문항을 도입하는 방안이 거론되는데요. 이 문제는 어떻게 봅니까?“제가 올해로 입시 상담 25년째인데, 의대 정원 관련 발표도 뉴스 보고 알았습니다. 사전에 들은 적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중요한 것도 갑자기 결정됐다가 1년 만에 없어지는 판이잖아요. 그런데 지금 초6이면 6년 뒤 일인데, 글쎄요.”—도입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1번부터 5번까지 선택지 중 하나를 고르는 객관식 방식이 구시대적이라는 데는 공감합니다. 다만 실제로 그렇게 될지는 모른다는 거죠.”오대교 대표는 "학생들의 성취도가 높은 건 교육 시스템이 아니라 학부모들의 열정"이라고 했다. 사진은 교육부가 개최한 '찾아가는 학부모 정책설명회' 현장에서 한 학부모가 2028년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을 보는 모습. 사진=조선DB—그렇다고 학부모 입장에서 손 놓고 기다릴 수도 없는 노릇인데요.“지금 해야 하는 걸 하라는 거예요. 서·논술형 도입 소식에 갑자기 서술형 문제만 풀어야 하나 할 게 아니라, 학생부 챙기고 보고서 쓰고 독서하는 건 지금도 해야 하는데 정작 안 합니다. 지금 하고 있는 고교학점제 준비만 제대로 해도 앞으로 어떤 입시가 오든 대비책이 돼요. 초등학교 5학년 아이를 두고 ‘초6부터 수능이 바뀐다니까 지금부터 올인해야겠다’고 하는 건 위험합니다.”—AI 채점까지 도입한다는 구상도 있습니다.“방향은 알겠는데, 형평성을 어떻게 담보할 거냐는 거죠. 지금까지 입시정책이 바뀌어 온 걸 보면 전체적으로 회의적일 수밖에 없어요.”대학에 재량권 더 줘야 —입시제도에 현장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다는 아쉬움도 있을 것 같은데, 만일 손볼 수 있다면 어디부터 바꾸겠습니까?“핵심은 대학에 재량권을 더 주는 겁니다. 대학들은 우수한 학생을 뽑기 위해 서로 경쟁하면서 더 적합한 선발 방식을 찾아 갑니다. 같은 수능 점수를 갖고도 대학마다 환산 방식이 다르잖아요. 자기 대학에 맞는 학생을 뽑으려고 계속 방법을 개발하는 겁니다. 그걸 좀 더 내버려둬야 한다고 봐요. 국가가 모든 아이를 똑같은 점수로 평가하려 하니까 자꾸 기형화되는 거죠. 수능은 하나의 평가 항목으로 두되, 그 점수를 어떻게 반영하고 어떤 방식으로 학생을 뽑을지는 대학에 맡겨야 합니다.”—교육부 장관이 지금 맞은편에 앉아 있다면 무슨 말을 하고 싶나요?“뭔가를 하려고 하지 마세요. 자꾸 손대지 말라는 겁니다. 규제를 만들려고 하지 말고, 열심히 하고 있는 것 가운데 사회적으로 공감대가 형성되는 게 있으면 그쪽을 지원하면 됩니다.”—한국 교육 시스템을 선진국과 후진국 스펙트럼에서 어디쯤 놓겠습니까?“시스템 측면에서는 최악인 건 맞죠. 매번 바뀌잖아요. 일관성이 없고 예측 가능한 범위도 아니고요. 대입 정책은 4년 전에 예고하도록 제도까지 만들어 놨는데 제대로 안 지켜지는 경우도 있고, 거기에 정치 논리까지 들어가니까요.”—그런데도 한국 학생들의 성취도는 높은 편이죠.“결국 엄마 아빠들의 열정이 만든 거라고 봅니다. 그게 경쟁력을 만드는 거지, 시스템이 아니에요.”—한국인은 왜 유독 교육열이 높을까요?“그 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다. 교육대학원 시절 교수님께 들었던 얘기가 기억에 남는데, 조선시대에는 벼슬을 하느냐 못 하느냐가 집안의 생존 문제였다는 거예요. 논에 물을 대야 하는데 벼슬이 없으면 물길 하나 제대로 못 받을 수도 있었다는 거죠. 과거시험을 위한 사교육도 고려·조선시대부터 있었고요. 굉장히 뿌리 깊은 겁니다. 그걸 무조건 나쁘게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게 경쟁력이기도 하고요.”대치동이 달라졌다—책에 ‘탈(脫)대치’라는 표현이 나오던데, 대치동 학원가가 예전 같지 않다는 뜻입니까?“예전에는 대치동에 일종의 유리천장이 있었어요. 중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과정을 선행하고 수능 기출문제를 풀고 올라간 아이들을 다른 지역에서 이기기 어려웠죠. 기출문제 중심 수업은 대치동이 가장 최적화돼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고교학점제가 나오면서 달라지고 있습니다. 내신이 중요해지고 학생부 경쟁력이 커지면 과거처럼 ‘얼마나 선행(先行)했느냐’만으로 가는 게 아니거든요. 더 중요한 건 학교별 내신 기출문제입니다. 그 학교 시험문제를 제일 많이 갖고 있는 곳이 어디겠어요? 그 학교 앞 학원이지 대치동 학원이 아닙니다. 내신만 놓고 보면 굳이 여기까지 올 이유가 줄어든 거죠. 학생부도 아이가 만드는 거지, 여기 와야 만들어지는 게 아니고요.”고교학점제가 도입된 이후 탈대치 현상도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사진은 대치동 학원가. 사진=조선DB—그래도 ‘공부시키려면 대치동’이라는 말은 여전한 것 같던데요.“예전에는 정보 때문에라도 대치동에 와야 한다는 말이 있었죠. 지금은 엄마가 찾으려고 하면 웬만한 정보는 다 찾을 수 있어요. 꼭 여기 와야만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아니라는 겁니다. 다만 분위기는 있어요. 동네 아이들이 주말에도 학원 가는 모습을 계속 보면 그냥 다 그렇게 하는 줄 알거든요. 환경이 주는 영향은 분명히 있죠. 그렇다고 대치동에 온다고 다 공부하는 건 아니에요.”—‘대치동 아이들 최고의 비행(非行)은 학원 땡땡이’라는 말이 있죠.“환경은 그런 게 맞는데, 공부 안 하는 애는 안 하더라고요. 여기 와도.”“‘일타맘’은 자녀 성장 진심으로 바라는 분들”—이른바 ‘일타맘(자녀 입시를 전문가 수준으로 밀착 관리하는 엄마)’이라는 용어까지 생겼더군요. 결국 입시는 엄마의 정보력과 열정 싸움일까요?“혹자는 극성 엄마라고 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론 아이에게 그만큼 관심이 많고 성장을 진심으로 바라는 분들이죠. 물론 사교육에 매몰되는 역기능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그 열정을 전부 ‘사교육 조장’이라 보는 것도 편향된 시각입니다. 차이는 입시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느냐예요. 고2 학생에게 ‘앞으로 2년 준비가 네 인생 몇 년을 결정할 것 같니’라고 물으면 20년, 30년이라 답합니다. 부모님께 물으면 ‘평생 아닐까요’라고 해요. 그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하니 에너지를 집중하는 거죠.”—그러다 보니 “아이 입시를 제대로 챙기려면 워킹맘보다 전업맘이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옵니다.“절대 안 그래요. 오히려 워킹맘들은 사회활동을 많이 하다 보니까 대학이 나중에 아이가 사회에 진출했을 때 선택지를 얼마나 넓혀 줄 수 있는지 더 정확하게 경험하는 것 같아요. 대신 시간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니, 입시의 큰 틀은 이해하되 직접 챙기기 어려운 부분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돼요. 워킹맘이니까 아이 입시에 관심을 덜 가져도 된다는 게 아니죠. 전업주부라고 시간이 많으니 무조건 유리한 것도 아니고요. 결국 관점과 행동의 문제예요. 시간 많다고 대학 잘 갈 것 같으면 N수생들은 다 서울대 가게요.”—혹시 아빠가 주도적으로 자녀 교육을 관리하는 집도 있습니까?“그런 집도 적지 않습니다. 가족이 다 같이 상담하러 오기도 합니다. 엄마냐 아빠냐, 전업이냐 워킹맘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가족이 아이 입시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의 문제죠.”—“대학 하나 못 가도 괜찮다”는 부모도 있지 않습니까.“확실히 말할 수 있어요. 그런 집은 아이가 아직 어려서 그렇습니다. 학년이 올라가서 대학 원서 쓸 때가 되잖아요, 그때는 엄마 아빠뿐 아니라 일가친척까지 다 관심이 생깁니다.”노력한 경험과 과정의 의미—저출산으로 10년 뒤에는 명문대도 미달될 거라는 얘기도 나옵니다. 좋은 대학에 가려고 아등바등할 필요가 있을까요?“그걸 꼭 대학 문제로만 보지는 않아요. 대학이 현실적인 선택지인 건 맞지만, 입시 준비의 가치가 합격 여부에만 있는 건 아니라는 거예요. 명문대 간 아이들을 보면 10대 때 뭔가에 정말 치열하게 집중해서 노력한 게 맞습니다. 그런데 그 경험을 ‘입시 공부’라며 자꾸 평가절하해요. 10대 때 열심히 해 본 ‘삶의 경험치’가 있는 아이들은 명문대를 안 가도 20대에 잘할 가능성이 높다고 봐요. 지금 우리 사회에서 그 노력의 목적지가 가장 명료하게 보이는 게 대학인 거죠.”—요즘 대치동에는 심지어 유치원 의대반까지 있더군요. 이런 조기교육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습니까?“그건 일단 의미가 없어요. 제가 늘 강조하는 건, 결과가 ‘진도’와 ‘성취도’ 두 가지로 나뉜다는 겁니다. 진도는 얼마든지 나갈 수 있어요. 초등학생한테 미적분을 가르칠 수도 있죠. 그건 진도예요. 더 중요한 건 성취도입니다. 나간 만큼 진짜 자기 것이 됐느냐는 거죠. 혼자 공부하고, 누적해서 확인하고, 배운 걸 다지는 과정이 있어야 합니다.”—‘좋은 교육’이란 뭘까요? 입시 위주의 공부에도 교육적 가치가 있다고 봅니까?“교육의 본질까지 제가 말하기는 어렵죠. 제 포커스는 입시니까요. 그런데 공부하는 과정 자체는 정말 도움이 된다고 봐요. 수능 문제를 보면 결코 만만치가 않습니다. 잘 풀려면 사고의 과정이 필요하죠. 지문 수준도 굉장히 높습니다. 그걸 읽고 생각하는 과정에서 아이의 사고력이 커져요. 이건 AI가 대신 할 수 없는 겁니다. 또 하나는, 10대 때 준비를 많이 해 놓으면 고3 때 선택지가 넓어진다는 이점도 있어요. 원서 쓸 때 가서야 비로소 깨닫게 되는 사실이죠.”“사교육, 프리미엄 시장 될 것” —혹시 자제분이 있다면, 교육관이 뭡니까?“얼마 전에 첫 아이가 태어났습니다. 제가 배웠던 세상과 아이가 살아갈 세상은 다르겠죠. 지금 기준으로 판단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그래도 꼭 하나, 책은 많이 읽힐 겁니다.”지난 8월 5일 출간한 신간 《입시는 중학교에서 끝난다》 사진=타인의 취향—나중에 아이가 “아빠, 나 대학 안 갈래”라고 한다면요?“일단 이유부터 들어 봐야죠. 진짜 노력해 봤는데 ‘내가 대학하고 안 맞는 것 같다’고 판단했다면 괜찮아요. 좋은 대학에 붙고도 안 가겠다고 하면 그것도 선택이죠. 그런데 공부하기 싫어서 ‘안 갈래’ 하는 건 안 돼요. 그때밖에 못 하는 경험이 있으니까요.”—손주은 메가스터디 회장은 최근 한 유튜브에 출연해 “사교육 시장은 프리미엄 시장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했더군요.“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아무리 시대가 바뀌어도 대학이 갖는 사회적 가치는 금방 없어지지 않을 거라 봅니다. 그런데 아이는 한 명으로 줄어들잖아요. 여러 명에게 쓰던 교육비가 한 아이에게 집중되는 겁니다. 실제로 저출산인데 사교육비 총액은 늘고 있죠.” —입시 컨설턴트라는 직업은 곧 AI가 대체할 수 있지 않을까요?“정보를 읽고 찾는 건 AI가 더 잘하겠지만, 대체 불가능한 영역이 있더라고요. 판단입니다. 가령 엄마는 의대를 원하는데 아이 생각은 달라요. 그런데 지금 성적이 안 나오니까 말을 못 꺼내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때는 ‘지금 당장 선택하지 않아도 되지만, 이렇게 준비하면 나중에 서울대도, 의대도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얘기해 줘야 해요. 엄마의 니즈와 아이가 말하지 않는 행간을 보고 지금 이 아이에게 어떤 솔루션을 제시해 줄지를 판단하는 건 정보의 양과는 다른 문제죠.”—지금 흐름대로라면 AI가 곧 판단까지 하지 않을까요?“말할 때 뉘앙스라는 게 있잖아요. 눈빛도 있고요. 아이 얼굴을 딱 봤을 때 ‘아, 얘가 지금 이런 상태구나’ 하는 건 오랜 경험에서 오는 직관인데 그런 영역까지 AI가 대체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공부와 인성—입시를 준비 중인 학부모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유명 학원부터 알아보는 건 순서가 아닙니다. 학부모가 먼저 입시를 공부해야 해요. 6년 뒤 제도를 예측하라는 게 아닙니다. 이미 바뀐 제도와 지금 대학이 아이를 어떻게 뽑는지는 알아야 한다는 거예요. 그래야 우리 아이에게 진짜 필요한 게 뭔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몇 년 전으로 돌아가면 ‘그때 그 아파트 살걸, 비트코인 살걸’ 하잖아요. 그때도 기회는 있었어요. 내가 그 가치를 알아보는 안목이 없었던 거죠. 입시도 마찬가지예요. 지금 벌어진 변화를 알고 준비하는 아이에게는 더 많은 기회가 생깁니다.”—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는 AI 시대일수록 결국 중요한 건 ‘인성’이라고 했는데요. 공부보다 아이를 착하고 바르게 키우는 데 더 집중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인성 물론 중요합니다. 결국 아이가 혼자 살아갈 수는 없으니 사회성도 굉장히 중요하고요. 저는 공부와 인성이 완전히 별개의 문제라고 보지 않아요. 아이들 성적표를 보다가 B, C가 있으면 물어봅니다. ‘이거 보면 기분 어때?’ 안 좋다고 해요. ‘너 중2인데 앞으로 5년 동안 제일 많이 할 게 뭐야?’ 하면 공부라고 합니다. 그런데 지금 공부할 때마다 기분이 안 좋다는데, 그걸 앞으로 5년 동안 계속 하면 어떻겠어요? 기분이 계속 안 좋으면 뭐든 부정적으로 보게 되잖아요. 그런 상태가 오래가면 아이의 태도나 인성에도 영향을 주지 않을까요? 반대로 지금 가장 많이 하는 걸 잘하면 기분이 좋아지겠죠. 기분이 좋으면 하는 일도 재미있어지고요. 성적이 올라가면 거기에 하나가 더 생깁니다. 자신감이죠.”⊙/월간조선 박지현 기자 talkome@chosun.com저작권자 © 월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https://monthly.chosun.com/news/articleView.html?idxno=71405